아세트아미노펜 중독에 의한 급성 신부전 1예

A Case of Acute Renal Failure Induced by Acetaminophen Intoxication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Med. 2011;80(3):348-351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1 March 1
Department of Internal Medicine, Soonchunhyang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Soonchunhyang University Cheonan Hospital, Cheonan, Korea
이지연, 길효욱, 양종오, 이은영, 홍세용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순천향대학교천안병원 신장내과
Correspondence to Hyo-Wook Gil, M.D.   Department of Internal Medicine, Soonchunhyang University Cheonan Hospital, 8 Suncheonhyang 2-gil, Dongnam-gu, Cheonan 330-721, Korea   Tel: +82-41-570-3671, Fax: +82-41-574-5762, E-mail: hwgil@schmc.ac.kr
Received 2009 November 30; Revised 2010 January 20; Accepted 2010 February 4.

Abstract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급성 신부전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며 그 치료에 대해서도 확립되어 있지 않다. 저자들은 58세 여자 환자가 과량의 아세트아미노펜 중독으로 인해 급성 신부전이 발생하였으나 N-acetylcystein 투여와 적절한 혈액 관류 및 혈액 투석으로 성공적으로 치료하였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Trans Abstract

Acetaminophen is a widely used analgesic and antipyretic. Acetaminophen-induced kidney injury is poorly described. Hepatorenal syndrome, prerenal failure, and direct toxicity of acetaminophen metabolites could be involved in the development of acute renal failure with acetaminophen intoxication. We treated a 58-year-old female who was found stuporous and brought to the emergency room by ambulance. She had ingested acetaminophen 4~5g per day for a chronic headache for over 10 years. At pre-sentation, she had ingested about 8 g of acetaminophen. She presented in non-oliguric acute renal failure with hepatic injury. Hemoperfusion, hemodialysis, and N-acetylcysteine infusion were applied. The creatinine peaked on the sixth day. Subsequently, her renal function recovered. After 34 days, she was discharged in relatively good condition. In conclusion, supportive care and proper extracorporeal therapy can improve the survival in acute renal failure after acetaminophen intoxication. (Korean J Med 2011;80:348-351)

서 론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흔히 사용되는 해열 진통제로서 과량 복용에 의한 중독사고도 많이 일어난다[1]. 중독 증상 중 간손상에 대한 연구는 잘 알려져 있으나 신독성에 대한 연구는 제한적이다.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급성 신부전은 중독 환자 중 대략 1~2% 정도로 발생하며 심한 중독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 중 10%에서 신부전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2], 보고에 따라 신부전 정의가 다르며 임상양상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인다. 또한 조직학적으로 급성 세뇨관 괴사로 보인다는 보고도 있지만 아직까지 신손상의 기전은 명확하지 않다. 현재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급성 신부전 발생 기전은 간손상에 따른 이차적인 간신 증후군의 형태이거나, 체액 부족으로 인한 전신성(prerenal) 신부전 또는 약제 대사 산물인 N-aetylimidoquino에 의한 직접적인 신손상 등이 제시되고 있다[3,4]. 이런 아세트아미노펜 중독 환자에서 급성 신부전의 임상양상을 관찰하는 것은 그 기전 및 신장 질환의 자연 경과를 이해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

이에 저자들은 과량의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한 후 간 손상 및 급성 신부전이 발생하였으나 보존적 치료와 혈액관류, 혈액투석으로 성공적으로 치료한 예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환 자: 김○○, 여자 58세

주 소: 의식 소실

현병력: 환자는 내원 전날 저녁 심한 두통이 발생하여 약을 복용하였고, 보호자 진술에 의하면 주변에 있는 약봉지로 추정하였을 때 acetaminophen 약 8 g 정도와 최근 우울증으로 개인의원에서 처방한 약(escitalopram 10 mg, alprazolam 0.25 mg)을 같이 복용하였다고 한다. 내원 당일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보호자에 발견되어 인근병원에서 응급치료 시행하였으나 의식 호전 없어 전원되었다.

과거력: 탈북자로 중국에서 생활하다 4년 전 귀화하였으며, 만성 두통으로 10여 년간 acetaminophen (650 mg 추정) 6~8 T/day씩 복용해 왔으며, 최근 우울증으로 인근 개인의원에서 escitalopram, alprazolam을 복용하였음.

가족력: 특이소견 없음.

사회력: 주부이며 음주와 흡연은 하지 않음.

진찰 및 검사실 소견: 내원 당시 혈압은 170/100 mmHg, 맥박수 68회/분, 호흡수 22회/분, 체온 36.5℃였다. 의식은 통증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혼수 상태였으며 급성 병색 소견 보였고, 결막은 창백하지 않았다. 공막에 황달은 없었으며 혀는 건조하였다. 호흡음은 거칠었으며 천명이나 수포음은 들리지 않았다. 동맥혈 가스 검사상 pH 7.393, PaCO2 32.8 mmHg, PaO2 140 mmHg, HCO3 19.5 mmol/L, 산소 포화도 98.8% (비캐뉼라 산소 2L)이었다. 일반 혈액검사에서 백혈구 19,260/mm3, 혈색소 14 g/dL, 혈소판 262,000/mm3, PT (INR) 2.18이었으며, 임상화학 검사상, AST/ALT 485/632 U/L, Total bilirubin 1.7 mg/dL, ALP 127 U/L Na+/K+/Cl- 138/2.7/104 mEq/L, BUN/ creatinine 8.4/0.5 mg/dL이었다. 혈중 myogloblin 28.84 ng/mL, creatine kinase 53 IU/L, 소변검사는 정상이었고, 소변 myoglobin은 음성이었다. A, B, C형 간염 검사는 모두 음성이었다.

경과: 내원 당시 발열, 혈압저하 등 없이 간수치의 상승과 의식손실, 병력 청취로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약물 중독으로 진단하였다. 내원 당시 간기능 상태로 보았을 때 의식 손실은 간성 혼수에 의한 것보다 약제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의식저하 등 중독에 의한 뚜렷한 증상이 있어 응급 혈액 관류를 시행하였고, N-acetylcystein을 60분 동안 부하용량인 150 mg/kg 정주하였으며, 이후 4시간 동안 12.5 mg/kg, 이후 16시간 동안 6.25 mg/kg 투여하였다. 입원 3일째 BUN/creatinine 23/1.4 mg/dL로 상승되었고, 입원 6일째 creatinine 3.2 mg/dL로 상승하였다(Fig. 1). 당시 의식 호전이 없고 신부전 진행이 예상되어 혈액투석을 시행하였으며, 당시 소변량은 1,000 cc 이상 유지되는 비핍뇨성 급성 신부전 소견 보였다. 내원 시 혈중 아세트아미노펜 농도를 측정하지 못하였으나 입원 73시간에 시행한 혈중 아세트아미노펜 농도는 48.72 ug/mL로 측정되었다. AST/ALT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입원 4일째 6,884/6,204 U/L까지 증가하였다가 입원 34일째 정상화되어 퇴원하였다.

Figure 1.

The clinical course of creatinine, bilirubin and prothrombin time after acetaminophen intoxication. HAD, hospital admission day.

고 찰

아세트아미노펜 중독은 복용용량에 따라 임상양상에 차이를 보인다. 간손상이나 신부전 등의 독성은 소아에서 250 mg/kg, 성인에서 12 g 이상 복용한 경우 쉽게 발생하게 되는데 환자의 동반 질환, 음주, 연령, 영양 상태와도 관계가 있다[5]. Gluthathione 결핍 상태의 환자(만성 알코올 중독자, 기아, 공복상태, 저단백식이)나 P-450 microsomal oxidase enzyme을 자극하는 약제(항경련제)를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에는 치료 용량에서도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2]. 반복된 치료용량 초과복용(repeated supra-therapeutic ingestion)은 24시간 이상의 기간에 여러 번에 걸쳐서 하루 4 g 이상을 복용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경우에도 역시 간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본 환자의 경우 두통으로 매일 약물을 복용하던 만성 중독 상태에서 내원 당일 약 8 g으로 추정되는 양과 우울증 약을 같이 복용하여 독성이 발생하였다고 생각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이 독성을 일으키는 기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사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체내에서 위장관으로 흡수되며 40~67%는 glucuronidation, 20~46% sulfation, 5% 정도가 대사되지 않고 배설되며 5~15%는 cytochrome P450에 의해 독성 물질인 N-acetyl-p-benzoquinoneimine (NAPQI) 대사된다. NAPQI는 glutathione과 결합하여 안정 물질인 cysteine, mercapturic acid conjugate로 대사되는데 아세트아미노펜을 과량 복용하게 되는 경우 glutathione이 모두 소모되어 NAPQI가 조직 손상을 유발하는 것이다. 아세트아미노펜 중독의 치료제로 쓰이는 N-acetylcystein은 glutathione을 합성함으로써 NAPQI를 안정화시키게 된다[6,7]. 아세트아미노펜이 신부전을 일으키는 기전은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으나 Mitchell 등에 따르면 치명적이지 않은 용량의 아세트아미노펜을 microsomal cytochrome P-450을 고용량으로 갖고 있는 쥐에 주입하였을 때 근위직세뇨관에 급성 세뇨관 괴사가 일어남을 보고하였다[8]. Cytochrome P-450은 신장, 간, 이외의 조직에서 대부분의 약물의 산화를 조절하고 이 효소 시스템이 신피질 내에도 있기 때문에 아세트아미노펜을 대사적으로 불활성 시키는 데에 간손상뿐 아니라 신부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된다[9]. 아세트아미노펜 중독 환자의 신장 조직검사에서 사구체와 혈관은 정상으로 보이나 근위 및 원위 세뇨관에서는 상피세포의 괴사가 보고되었다[10]. 이러한 세뇨관 괴사로 인한 신부전은 간부전을 동반하지 않은 아세트아미노펜 중독에서 여러 차례 보고되었기에 간손상과 다른 기전으로 신부전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간손상에 의한 간신증후군 혹은 전신성 신부전의 형태로도 신부전이 나타날 수 있어 소변 검사 및 수액 투여에 대한 반응 등 임상경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 중독에 의한 신부전 증례들에서 신부전은 약 7~10일 정도에 급격히 진행하며 20일 이내에 회복되는 경우가 많았다. 본 증례에서 역시 음독 6일째까지 creatinine이 상승하였다가 이후 감소하였고, 소변량은 지속적으로 유지되었다. 간신증후군을 시사할 만한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기 때문에 본 환자의 급성 신부전은 약물에 의한 세뇨관 손상으로 인한 신부전으로 추정된다.

아세트아미노펜 중독의 진단은 약물 복용력 및 과거력에 대한 문진이 우선이나 본 증례에서처럼 의식 소실이 있는 경우 혈중 아세트아미노펜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 약물을 복용한 후 4~24시간 내에 측정해야 하는데 4시간 이전에 측정하는 경우 혈중 최고 농도에 도달하지 못하고 24시간 이후에 측정하는 경우에는 아세트아미노펜 검출률이 낮기 때문이다. 흔히 알려진 Rumack-Matthew nomogram에 따라 독성을 예측할 수 있으며 charcoal, N-acetylcystein, 보존적 치료 여부 등을 결정할 수 있다[2,9]. 본 증례에서는 아세트아미노펜 중독 후 72시간에 혈중농도를 측정하였으며 이로 인해 판단에 제한점이 있으나 혈액관류 등을 시행한 후에도 48.72 ug/mL으로 매우 높은 상태였음을 감안한다면 초기에 적절한 보존적 치료와 혈액관류 및 혈액 투석 치료가 환자의 상태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었음을 예상할 수 있고, 매우 치명적인 혈중 농도까지 올라갔음을 추정할 수 있다.

대부분의 acetaminophen 중독에서 N-acetylcystein을 초기 치료로 사용하게 되며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glutathione을 합성함으로써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간 괴사를 막아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 증례에서도 초기에 적절한 N-acetylcystein 투여로 bilirubin은 입원 4일째 7.8 mg/dL까지 상승하였다 감소하였고, PT (INR)도 입원 3일째 2.79로 상승하였다 감소하였다. 혈중 아세트아미노펜 농도 및 복용량을 감안하였을 때 적절한 N-acetylcystein 투여가 심각한 간손상을 예방하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독성을 예방할 수 있는가에 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간독성이 없는 환자에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또한 N-acetylcystein을 얼마나 오래 투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정립된 것은 없다. 본 증례에서는 간수치가 정상화될 때까지 N-acetylcystein을 투여하였으며 이후 발생한 합병증은 없었으나 신독성까지 예방해주지는 못했다. N-acetylcystein이 신독성 예방에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다. Molecular Adsorbent Recirculating System (MARS)와 같은 간 기능의 보존적 치료방법 등은 간부전 환자에게서 간 및 신기능의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11,12], 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급성 간부전이 동반된 신부전환자에게서도 고려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본 증례는 보존적 치료와 적절한 혈액관류 및 혈액투석으로 아세트아미노펜 중독에 의한 급성 신부전 환자를 성공적으로 치료하였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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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The clinical course of creatinine, bilirubin and prothrombin time after acetaminophen intoxication. HAD, hospital admission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