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J Med > Volume 83(4); 2012 > Article
급성 기종성 췌장염 1예

요약

복강 내의 기종성 감염은 치명적인 질환이며 적극적인 내과적 치료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기종성 췌장염은 진단 시에 급성 췌장염과 함께 췌장 실질 내에 가스가 보이는 드문 질환이다. 과거에 기종성 췌장염은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외과적인 치료 없이 내과적인 치료로 호전된 기종성 췌장염의 증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저자들은 기종성 췌장염이 발생한 56세 남자 환자에서 외과적 치료 없이 보존치료만으로 치험한 1예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한다.

Abstract

Emphysematous infections of the abdomen are potentially life-threatening conditions that require aggressive medical and surgical management. Emphysematous pancreatitis is an uncommon disease that presents as acute pancreatitis with intra-parenchymal gas at the time of diagnosis. Traditionally, emphysematous pancreatitis is an indication for surgical intervention. However, a few cases of emphysematous pancreatitis, managed successfully without surgical debridement have been reported. We present a case of emphysematous pancreatitis managed medically without surgical debridement in a 56-year-old male. (Korean J Med 2012;83:485-489)

서 론

급성 기종성 췌장염은 드물지만 급성 췌장염의 심각한 합병증이며 생명을 위협하는 췌장의 괴사성 감염이다. 기종성 췌장염은 가스발생 세균의 감염과 관련이 있으며 췌장 실질내에 가스가 존재하는 특징을 보인다. 치료는 적절한 수액공급과 항생제의 사용이며 임상 상황에 따라 괴사된 조직의 제거나 경피배액술이 필요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2예[1,2]만이 보고되었으며, 이 중 1예는 수술 없이 내과적으로 완치되었다. 본 증례는 급성 기종성 췌장염을 진단받고 적절한 항생제 정주 투여와 경피도관배액술을 시행하여 치험한 1예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한다.

증 례

환 자: 하〇〇, 56세, 남자
주 소: 발열과 상복부 통증
현병력: 4개월 전 급성 결석성 담낭염으로 타 병원에서 담낭 절제술을 시행받았던 환자로 총수담관 내 잔류결석에 의한 급성 췌장염이 발생하여 본원에 입원하였다. 내시경역행담관조영술을 시행하여 담관 결석을 확인하고 제거한 뒤 특별한 합병증의 증거가 없고 조기 퇴원하여 시술 1일 후 퇴원하였다가 퇴원 후부터 발열, 상복부 통증이 발생하고 증상 악화되어 퇴원 일주일 후 재입원하였다.
과거력 및 가족력: 1년 전부터 개인병원에서 인슐린 비의 존형 당뇨병과 고혈압으로 치료 중이며 30년간 주 1-2회 소주 1병씩의 음주력이 있다.
신체검사 소견: 입원 당시 신체검사에서 혈압은 100/62 mmHg, 맥박수 분당 101회, 호흡수 분당 20회, 체온 37.9℃였고, 의식은 명료하였으나 급성 병색을 보였다. 결막이 창백하거나 공막에 황달은 보이지 않았으며 입술과 혀는 탈수되어 있었다. 흉부검사에서 호흡음과 심음은 정상이었고 복부검사에서 심와부에 직접 압통이 있었고 반발통은 없었으며 만져지는 장기나 종괴도 없었다.
검사실 소견: 말초혈액검사는 혈색소 13.4 g/dL, 백혈구 15,170/mm3 (중성구 89.6%, 임파구 4.4%, 단핵구 4.1%, 호산구 0.6%), 혈소판 489,000/mm3였고, 혈청 전해질검사는 나트륨 133 mEq/L, 칼륨 3.7 mEq/L, 혈청 생화학검사에서 칼슘 9.0 mg/dL, 인 3.0 mg/dL, 혈액요소질소 19.0 mg/dL, 크레아티닌 1.05 mg/dL, 아스파라진산 아미노전이효소 48 IU/L, 알라닌아미노전이효소 24 IU/L, 알칼리성 인산분해효소 383 IU/L, 총 단백질 7.8 g/dL, 알부민 3.2 g/dL, 총 빌리루빈 0.8 mg/dL, 혈당 231 mg/dL, 아밀라아제 30 IU/L, 리파아제 26 IU/L,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 78 IU/L, 프로트롬빈시간 14.4초(85%), C-반응단백질 21.8 mg/dL이었다. 면역혈청검사에서 HIV에 대한 반응은 음성이었다. 입원 당시 시행한 혈액 세균배양검사는 음성이었다.
영상학적 소견: 흉부 X-선에서 특이 소견은 없었고, 단순 복부촬영검사에서는 경도의 장마비가 관찰되었다. 복부 전산화단층촬영검사에서 복막강내에 유리 공기는 관찰되지 않았지만 췌장 주변부에 염증성 액체의 저류와 췌장 실질 내에 광범위한 공기 음영이 관찰되었다(Fig. 1A, 1B).
치료 및 경과: 1병일째 시행한 상부위장관내시경검사에서 십이지장에 천공의 증거는 없어, 저자들은 급성 기종성 췌장염을 진단하였다. 입원 후 환자의 임상 소견과 검사실 소견이 위중하지 않고 임상경과가 급격히 악화되지 않아 우선 다제 항생제(Ceftizoxime, ciprofloxacin, metronidazole)들을 정주 투여하기 시작하였고, 2병일에 경피농양배액술(percutaneous abscess drainage)을 시행하였다.
내시경적 담석제거술 후 발생한 소견으로 장 천공의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으나 내시경 자체에 의한 천공의 경우는 천공 부위가 넓어 내시경으로 확인 가능하며 미세 천공을 배제하기 위하여 메틸렌블루 염색약을 희석시킨 생리식염수를 경구투여하여 도관을 통해 배액이 되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하였으나 염색약이 배액되지 않았고 Gastrografin을 사용한 상부위장관 촬영술에도 이상 소견없어 천공의 가능성을 배제하였다.
배액술 시행 후 초기에 도관을 통해 농이 하루 평균 100 mL정도-배액되었다. 배액된 농양에서는 Citrobacter farmeri, Klebsiella oxytoca가 동정되었다.
9병일째 시행한 복부 전산화단층촬영검사에서 주로 췌장주위와 신장 주위 공간에 위치한 공기 음영은 이전과 비교했을 때 그 범위가 약간 감소하였고 체액 고임과 흉막 삼출이 관찰되었다. 추적 혈액검사에서 백혈구 11,070/mm3, C-반응단백질 3.7 mg/dL로 호전 양상을 보였으며 환자의 전신상태가 양호하고 상복부 통증이 호전되고 있어 내과적인 치료를 유지하였다.
4주 뒤 농의 배액양이 10 mL로 감소하여, 도관의 개통성과 위치를 확인하기 위하여 시행한 관 조영검사에서 관을 통해 후복막강 내로 주입된 조영제가 누공을 통해 하행 결장으로 흘러 들어가 결장 내강의 일부가 조영되고 있는 것이 관찰되었다(Fig. 2). 재시행한 복부 전산화단층촬영검사에서도 후복막강과 좌측 결장 간의 누공이 관찰되었으나, 이전에 보였던 흉막 삼출이 소실되었으며 공기 음영과 체액 고임의 범위가 이전보다 감소된 소견이었다(Fig. 1C). 췌장 누공에 대한 치료로 이전에는 수술이 일차적인 치료 방법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보존적 방법만으로도 좋은 임상 성적을 보고하고 있고 현재 본 환자의 임상경과도 호전되고 있어 내과적 치료를 지속하였다.
환자는 총 6주간의 정주 항생제 사용 후 퇴원하였고 외래에서 5주간 경구 항생제를 투여하였다. 총 11주의 항생제 치료 후 재시행한 복부 전산화단층촬영검사결과, 농양의 크기가 현저히 감소하고 실질 내 공기 음영도 대부분 소실되었으며 하행 결장 사이의 누공도 관찰되지 않았다(Fig. 1D). 환자의 배액관을 제거하였고 현재까지 특별한 문제 없이 외래에서 경과를 관찰 중이다.

고 찰

기종성 췌장염은 기존 췌장염과 함께 췌장 실질과 췌장 주위에 가스를 동반하는 췌장염의 드문 심각한 합병증이다. 기종성 췌장염은 기존에 발생한 괴사성 췌장염에 동반되는데 따라서 본 증례의 경우 내시경역행담관조영술 시행 후 합병증으로 췌장염이 발생하였지만 1일 만에 퇴원하여 합병증 발생을 추적관찰을 할 수 없었다는 점, 환자 퇴원 후 통증이 발생하여 점점 악화되었다는 점으로 췌장염 발생을 놓친 것으로 보이며 일주일 후에 내원하여 내원 시 amylase, liapse가 정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만약 연속적으로 검사 및 관찰하였다면 정확한 췌장염의 발생시기를 알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췌장 가스 생성의 주된 두 가지 원인은 대장으로부터 그람 음성 세균 전이로 인한 감염과 장-췌장 누공이다[3]. 췌장 조직 감염의 원인은 혈행성 감염도 가능하나 주로 장 벽을 넘어 미생물이 유입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종성 췌장염은 그람음성균에 기인한다. 가장 일반적인 균주는 Escherichia coli (35%)이며 다른 균주로는 Klebsiella pneumoniae (24%), Enterococcus (24%) 등이 있다. Clostridium perfringens 또한 췌장 가스 괴저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4]. 본 예의 경우 배액된 농양에서 Citrobacter farmeri, Klebsiella oxytoca 모두 그람음성균이 동정되었다.
기종성 췌장염을 가진 환자는 조절되지 않는 당뇨나 만성신부전과 같은 면역 저하를 일으킬 수 있는 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다. 당뇨 환자의 경우 숙주의 혈관과 조직 반응이 저하되어 박테리아 성장의 가능성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기종성 췌장염은 결핵과 관련이 있으며 HIV 감염된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5,6]. 본 증례는 기종성 췌장염 발생 당시 이미 당뇨를 진단받고 치료 중이었다.
급성 췌장염은 치명적인 상태로 진행할 수 있는 질병이다. 급성 췌장염을 가진 환자의 10-30%가 괴사를 동반하는 심각한 췌장염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 사망률은 40%에 달한다[4]. 췌장 괴사에 대한 이차적인 감염은 괴사성 췌장염의 40-70%에서 발생하며 감염된 괴사성 췌장염의 사망률은 괴사조직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거의 100%에 이른다[4,7]. 따라서 과거에 감염성 췌장괴사는 가능한 즉시 수술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받아들여져 왔다. 이러한 적극적인 접근은 중증 급성 췌장염의 사망률과 이환율의 감소에 기여하여 왔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기 수술은 여전히 높은 사망률과 이환율을 가지고 있다. 본 증례에서 조기에 외과적 치료 여부를 외과 의사와 협의하였고, 환자의 전신상태가 양호하고 감염 징후도 심하지 않아 외과적 치료를 연기하고 보존적인 치료를 시행하였다. 최근 감염성 췌장괴사를 수술없이 성공적으로 치료한 증례들이 보고되었다. Ramesh 등[8]은 내과적으로 치료한 중증 췌장염을 가진 4명의 환자를 보고하였는데, 비록 소수지만 내과적인 치료가 가능하였던 것은 이전에 비해 집중 치료와 항생제 치료가 향상된 것에 부분적으로 기인한다. 또한 췌장 혹은 췌장 주위 액체저류 호전의 한 기전은 주췌관으로 자연 배액에 의한 것일 수 있다. 항생제의 사용은 감염된 액체를 살균하는 것을 돕고 액체저류 호전에 기여할 수 있다[9].
본 증례의 경우 기종성 췌장염의 경과관찰 도중 췌장 농양과 결장 간에 누공이 형성되었다. 누공은 기종성 췌장염의 중요한 원인이며 누공은 십이지장, 공장, 대장에서 발생할 수 있다[10]. 1990년대 초까지 췌장염에 속발된 농양의 치료, 특히 결장과 누공을 형성한 경우 박테리아의 공급원을 차단하기 위해 외과적인 배액술이 절대적인 치료방법으로 생각되어 왔으나 이후 누공도 보존적인 방법으로 성공적으로 치료한 증례들이 보고되었다. 본 증례의 경우 농양과 결장 사이에 누공이 형성되면서, 이를 통해 농이 상대적으로 내부압력이 높은 공간인 농양에서 압력이 낮은 공간인 결장 쪽으로 일방향으로 흐름으로써 오히려 농이 결장으로 배출되는 효과가 발생하여 결과적으로 농양의 치료에 도움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Kvinlaug 등[3]은 내과적으로 치료한 중증 췌장염을 가진 5명의 환자를 보고하였는데 중증 췌장염 가운데 예후가 좋은 아형이 있을 수 있으며 정선된 환자에서 다제 항생제와 영양 지원과 함께 비수술적인 방법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보고한 5명의 환자 중 일부는 누공이 발생하였는데 이러한 누공이 배액에 도움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췌장농양 환자에서 소화관과 누공이 발생하는 경우 전신감염 및 출혈의 징후나 증상이 없다면 외과적 치료 이전에 보존적인 치료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후복막강 내 공기 음영의 영상학적 발견은 췌장의 기종성 감염 진단에 필수적이다. 특히 기종성 췌장염의 예후는 매우 좋지 않아서 조기에 영상학적인 발견이 생존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단순복부 X-선 사진에서 복부 중앙을 가로지르는 얼룩덜룩한 가스 음영들을 통해 기종성 췌장염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복부 전산화단층검사는 병변의 위치와 범위뿐만 아니라 실질 내 가스를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본 증례에서도 단순복부 X-선 사진에서는 불분명하였으나 복부 전산화단층검사에서 췌장의 기종성 감염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었다.
저자들은 기종성 췌장염이 발생한 환자에서 외과적 치료없이 보존치료 만으로 완치시킨 예를 보고한다. 본 증례를 통해 저자들은 기종성 췌장염을 가진 환자 중 임상경과가 안정적인 환자의 경우 선택적으로 보존치료의 역할에 대해 강조하고자 한다. 다제 항생제 치료 시행 후에 반복적인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이 가이드로써 시행되어야 하고, 만약 감염된 괴사 조직의 크기가 감소한다면 지속적인 항생제 투여와 내과적인 치료가 시행될 수 있다[9].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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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hoi HS, Lee YS, Park SB, Yoon Y. Concurrent emphysematous cholecystitis and emphysematous pancreatitis: a case report. J Korean Radiol Soc 2008;58:7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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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Kvinlaug K, Kriegler S, Moser M. Emphysematous pancreatitis: a less aggressive form of infected pancreatic necrosis? Pancreas 2009;38:667–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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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lancy TE, Benoit EP, Ashley SW. Current management of acute pancreatitis. J Gastrointest Surg 2005;9:44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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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Morris DL, Wilkinson LS, al Mokhtar N. Case report: emphysematous tuberculous pancreatitis diagnosis by ultrasound and computed tomography. Clin Radiol 1993;48:286–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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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Villatoro E, Mulla M, Larvin M. Antibiotic therapy for prophylaxis against infection of pancreatic necrosis in acute pancreatitis.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0;CD00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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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Ramesh H, Prakash K, Lekha V, Jacob G, Venugopal A. Are some cases of infected pancreatic necrosis treatable without intervention? Dig Surg 2003;20:296–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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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Ku YM, Kim HK, Cho YS, Chae HS. Medical management of emphysematous pancreatitis. J Gastroenterol Hepatol 2007;22:45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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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Wig JD, Kochhar R, Bharathy KG, et al. Emphysematous pancreatitis: radiological curiosity or a cause for concern? JOP 2008;9:160–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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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and B) Abdominal computed tomography (CT) showed a huge collection of gas and fluid distorting the pancreatic parenchyma. (C) Abdominal CT 1 month later showed decreased gas and fluid in the retroperitoneal space and a fistula connected to the descending colon. (D) The emphysematous pancreatitis was nearly resolved with minimal gas and fluid collection on abdominal CT at 3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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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A fistulogram revealed a fistula between the abscess cavity and left col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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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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