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J Med > Volume 96(3); 2021 > Article
혈액투석 환자에서 유전성출혈모세혈관확장증에 의한 폐동정맥기형

요약

유전성출혈성모세혈관확장증(HHT)은 폐동정맥기형(PAVM)과 같은 혈관 기형을 초래하는 흔하지 않은 상염색체 우성유전 질환이다. 저자들은 HHT를 가진 혈액투석 환자에서 PAVM이 발생한 드문 증례를 경험하여 보고하고자 한다. 요골동맥-요측피정맥 동정맥루를 통해 유지 혈액투석 치료를 받던 34세 남자 환자가 진행하는 호흡곤란을 호소하였으며 폐부종은 없었다. 환자의 어머니는 HHT를 진단받은 과거력이 있었다. 환자는 심한 빈혈로 간헐적인 적혈구 수혈을 받고 있었고, 여러 차례의 비출혈이 있었다. 동맥혈가스분석 결과 저산소증이 확인되었다. 흉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는 양 폐야에 다양한 크기의 혈관 확장 소견이 여러 군데 확인되었고, PAVM으로 진단되었다. 가장 큰 PAVM을 폐동맥 색전술로 치료한 후 환자의 호흡곤란은 호전되었고 저산소증도 회복되었다.

Abstract

Hereditary hemorrhagic telangiectasia (HHT) is an uncommon autosomal dominant disorder resulting in vascular malformation, such as pulmonary arteriovenous malformation (PAVM). Here, we report a rare case of pulmonary arteriovenous malformation caused by HHT in a hemodialysis (HD) patient. A 34-year-old man receiving maintenance HD via radiocephalic arteriovenous fistula developed progressive dyspnea without definite pulmonary edema. His mother had been diagnosed with HHT. He had experienced multiple episodes of epistaxis and had been intermittently treated with blood transfusions because of severe anemia. Blood gas analysis showed hypoxia. Chest computed tomography revealed multiple dilated vessels of variable sizes, continuous with the pulmonary artery throughout both lung fields, consistent with PAVM. After treating pulmonary artery embolization at the largest PAVM, he recovered from his dyspnea symptoms and hypoxia.

서 론

유전성출혈모세혈관확장증(hereditary hemorrhagic telangiectasia, HHT)은 매우 드문 상염색체우성 유전 질환으로 전신혈관기형을 유발한다[1-3]. 가장 흔한 임상 소견은 비출혈과 피부 모세혈관확장증이며, 그 외에 폐, 뇌, 간, 위장관 등의 내부 장기의 혈관기형을 유발한다. 가장 흔한 내부 장기 혈관기형은 폐동정맥기형(pulmonary arteriovenous malformation, PAVM)으로 우좌단락(right to left shunt)에 의해 만성적인 저산소증이 나타나 호흡곤란을 야기할 수 있다. HHT 진단 기준은 1) 비출혈, 2) 피부 모세혈관확장증, 3) 내부 장기의 혈관기형, 4) 가족력 4가지 중 3가지 이상이 있으면 진단이 가능하다[1-3].
지속적으로 혈액투석을 받아야 하는 말기 신부전증 환자는 영구적인 혈관통로인 동정맥루가 필요하다. 이 동정맥루는 말초동맥에 있기 때문에 PAVM과는 반대로 좌우단락(left to right shunt)이 발생하는데, 심한 경우에는 고박출성 심부전증에 의한 호흡곤란을 야기할 수 있다. 그러므로 동정맥루를 통해 혈액투석 받고 있는 환자에서 폐동맥기형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좌우단락과 우좌단락이 중복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호흡곤란이 더욱 가중될 수 있으므로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해야 한다. 저자들은 최근 점차 진행하는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유지 혈액투석 환자에서 호흡곤란의 원인으로 HHT에 의한 PAVM을 진단하고 폐동맥색전술로 치료한 경험이 있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유지 혈액투석 환자에서 HHT에 의한 PAVM 증례는 전 세계적으로 현재까지 보고된 바 없다.

증 례

유지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33세 남자가 점차 진행되는 호흡 곤란과 저산소증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7년 전 만성사구체신장염에 의한 말기 신부전증으로 혈액투석을 시작하였다. 당시 흉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 폐 양측에 PAVM이 확인되었으나 증상이 없어 치료는 받지 않았다. 환자는 이후 별다른 문제 없이 혈액투석을 받아오던 중에 2년 전부터 원인 미상의 반복적인 비출혈이 발생하였으며 빈혈이 심해져 철분제제와 조혈호르몬 주사제의 용량을 증량하고 빈혈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수혈을 시행하였다. 내원 시 피부, 입술, 혀 등에 모세혈관확장증 소견은 없었다. 혈압 150/90 mmHg, 맥박수 99회/분, 호흡수 30회/분이었다. 동맥혈가스 검사에서 pH 7.52, PaO2 52 mmHg, PaCO2 29.4 mmHg, HCO3-23.6 mmHg로 호흡성 알칼리증과 대사성 알칼리증의 중복장애를 보였다. 말초혈액 검사에서는 혈색소 8.3 g/dL, 적혈구 용적률 28.2%, 백혈구 3,880/mm3, 혈소판 161,000/mm3였다. 혈청철(serum iron) 14 ug/dL, 총철결합능(total iron binding capacity, TIBC) 337 ug/dL, 트랜스페린 포화도(transferrin saturation) 4.15%, 혈청 페리틴(ferritin) 54.4 ng/mL로 철결핍성 빈혈을 보였다. 위 및 대장내시경에서는 홍반성 위염 및 한 개의 대장 용종만 발견되었으며 위장관 내 모세혈관확장증이나 출혈 소견은 없었다. 혈액내과에서 빈혈에 대한 원인 규명을 위하여 골수 검사를 시행하였고 철결핍성 빈혈 외에 다른 소견은 없었다. 흉부 엑스선촬영에서 심장 크기는 정상이었고, 양측 폐에 뚜렷한 혈관 음영과 함께 다수의 결절 음영이 관찰되었다(Fig. 1). 흉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 7년 전 검사에 비해 양측 폐에 동정맥기형을 의미하는 혈관 음영 수와 크기가 더 증가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Fig. 2). 폐기능 검사는 정상이었다.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 간, 비장, 위장관 등의 내부 장기에 동정맥기형은 관찰되지 않았다. 전완 동정맥루 도플러 초음파를 시행한 결과 동정맥루 혈류량은 1,501 mL/min이었고 심초음파에서 구출률 50%, 심박출량 7.1 L/min이었다.
HHT에 의한 PAVM이 의심되어 가족력을 조사한 결과 가족 중 어머니가 빈번하게 비출혈이 있고 PAVM으로 폐동맥색전술을 수차례 받은 기왕력이 있음을 확인하였다(Fig. 3). 이에 환자는 빈번한 비출혈, PAVM 그리고 HHT의 가족력에 근거하여 HHT로 진단하였다. 환자는 만성적인 호흡곤란이 점차 진행되어 최근에는 30 m 이상 보행이 곤란할 정도였다. 동맥혈 산소포화도는 투석 전 안정이 85-90%, 혈액투석 시에는 80-85%로 더 낮게 측정되었다. 증상이 점차 진행되고 PAVM의 크기와 수도 증가되고 있어 코일을 이용한 폐동맥 색전술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우측 대퇴부정맥으로 접근하여 폐동맥 부위에서 조영술을 시행하여 양측 폐에 PAVM을 확인하고 코일을 이용하여 크기가 가장 큰 좌측의 PAVM 부위에서 색전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였다(Fig. 4).
폐동맥색전술 후 호흡곤란은 호전되었고 혈액투석 시 동맥혈 산소포화도는 92-94%를 유지하고 있다. 철결핍성 빈혈은 철분주사제 venoferrum 100 mg을 주 1회에서 200 mg 주 3회 정맥주사로 증량하고 조혈호르몬 120 mcg 주 1회 정맥 주사를 유지하면서 혈청철 83 ug/dL, TIBC 287 ug/dL, 트랜스페린 포화도 29.0%, 혈청 페리틴 172 ng/mL이고 헤모글로빈, 헤마토크리트는 각각 9.0 g/dL, 29.4%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남아있는 PAVM에 대하여 추가 폐동맥색전술을 시행할 예정으로 유지 혈액투석을 받으면서 경과 관찰 중에 있다.

고 찰

Osler–Weber–Rendu disease로 알려진 HHT는 5,000-8,000명당 1명에서 발생하는 드문 상염색체 우성 혈관 질환이다[1-3]. 주로 피부와 점막 등에 분포하는 혈관의 비정상적인 형성을 유발하여 비출혈 등의 출혈을 야기하며 내부 장기의 비교적 큰 혈관에서 발생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장기는 폐, 뇌, 간 그리고 위장관에서 혈관기형을 일으키기도 한다. HHT는 1) 자발적으로 빈번하게 나타나는 비출혈, 2) 피부 혹은 점막 모세혈관확장증, 3) 내부 장기의 혈관기형, 4) 가족력 4가지 중 3가지 이상이 있으면 진단할 수 있다[1-3]. 본 증례에서는 피부 모세혈관확장증은 없었으나 빈번한 비출혈과 PAVM 그리고 가족력이 있어 HHT로 진단하였다. HHT에서 임상적으로 가장 흔하고 문제가 되는 질환은 PAVM으로 전체 환자의 약 20% 환자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3,4].
PAVM이 진행되면 폐동맥과 폐정맥간 우좌단락(right to left shunt)이 일어나 산소농도가 낮은 폐동맥의 혈액이 폐정맥으로 유입되어 결국 심장을 통해 체순환을 하게 되어 저산소증을 유발하게 된다. PAVM은 소아에서부터 발생하여 무증상으로 서서히 진행하다 30-40대에서 저산소증에 의한 호흡곤란, 청색증 등의 임상 증세가 나타난다[1,3]. 발병 초기에 폐에 특이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기관지 천식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5]. PAVM은 저산소증 외에 폐동정맥의 우좌단락에 의해 폐순환이 주로 증가하기 때문에 좌우단락과는 대조적으로 심비대와 고박출성 심부전증은 드물게 발생한다[4]. 고박출성 심부전증은 호흡곤란, 폐부종 등의 증세가 있는 환자에서 심박출량이 8 L/min 이상 시에 진단이 가능하다[6]. 혈액투석 환자에서 동정맥루 혈류량이 2 L/min 이상이거나 동정맥루 혈류량/심박출량이 0.3 이상 시에 고박출성 심부전증이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6]. HHT가 동반된 혈액투석 환자에서 동정맥루와 동일한 방향인 좌우단락을 유발하는 간동정맥 기형이 동반되는 경우에도 고박출성 심부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7].
본 증례의 혈액투석 환자에서 호흡곤란의 주요 원인은 고박출성 심부전증 보다는 HHT에 동반된 PAVM에 의한 저산소증에 의한 것으로 사료된다. 그 이유는 첫째, 동맥혈가스 검사에서 저산소증이 확인되었고, 둘째, 심장 크기가 정상이었으며, 셋째, 폐동맥 조영술에서 다수의 PAVM이 확인되고 이중 일부 PAVM에 대한 폐색전술만으로도 증세가 호전되었으며, 넷째, HHT의 대표적인 좌우단락을 일으키는 간동맥기형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혈관통로인 동정맥루와 관련하여 심박출량(7.1 L/min), 동정맥루 혈류량(1.5 L/min) 그리고 동정맥루 혈류량/심박출량(0.21) 모두 증가되었으나 고박출성 심부전증 진단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아 호흡곤란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았을 것으로 사료된다.
HHT는 국내에서도 다수의 증례보고가 있으나[7,8], 본 증례와 같이 혈액투석 환자에서 HHT에 의한 PAVM이 동반된 증례는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되어 있지 않다. 장기간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말기 신부전증 환자들은 다양한 질환들에 의해 호흡곤란이 자주 발생한다. 원인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여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흔한 원인으로는 심부전증 등의 심혈관 질환, 체액과다에 의한 폐부종 등이 있으며, 드물지만 혈관통로 자체에 의해 발생하는 고박출성 심부전증도 호흡곤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본 증례에서와 같이 PAVM도 드물지만 혈액투석 환자에서 호홉곤란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PAVM을 잘 동반하는 HHT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그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본 증례에서는 폐 양측에 다수의 폐동맥기형이 발견되어 크기가 제일 큰 병변에서 코일을 이용한 색전술을 시행하고 호흡곤란 증세가 소실되고 저산소증도 호전되었으며, 아직 다수의 병변이 남아 있어 향후 색전술을 수 차례 더 진행할 예정이다.
HHT가 동반된 혈액투석 환자에서 PAVM 외에 임상적으로 주의해야 할 점은 철결핍성 빈혈이 흔하게 동반된다는 점이다. HHT에서 철결핍성 빈혈의 기전으로는 모세혈관확장증에 의해 비출혈과 위장관 출혈에 의한 철분 소실로 알려져 있다[9]. 본 증례에서는 빈번한 비출혈과 철결핍성 빈혈이 있었으나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에서 출혈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조혈호르몬 주사제 그리고 철분 주사제를 충분하게 투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철결핍성 빈혈이 호전되지 않아 수혈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본 증례에서 철결핍성 빈혈의 원인은 비출혈이 원인이었을 것으로 사료되며 위장관 내시경 검사에서 위, 십이지장 그리고 대장에서 출혈 소견은 없었지만 내시경에서 확인하지 못한 소장 등에서 출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결론적으로 동정맥루를 통해 좌우단락이 일어나는 혈액투석 환자는 심부전의 유병률이 높다. 혈액투석 환자에서 매우 드문 혈관 질환인 HHT는 주좌단락을 일으키는 PAVM을 흔하게 동반하므로, 혈액투석 환자에서 호흡곤란과 저산소증을 유발 혹은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해야 한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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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everal nodular opacities (arrows) with prominent vascular structures were seen in both lower lung fields at admission. (B) In addition, some lesions increased in size over 7 years (arr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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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A, B) On coronal contrast-enhanced computed tomography (CT), multiple pulmonary arteriovenous malformations (arrows) were noted in both lower lung fields. (C, D) On follow-up CT at 7 years after the initial study, these lesions had increased in size (arr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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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Familial pedigree of pulmonary AVM. AVM, arteriovenous mal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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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A) The largest pulmonary arteriovenous malformation including a pulmonary arterial feeder in the left lower lobe was (B-D) successfully embolized using multiple metallic coi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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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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