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Churg-Strauss 증후군은 알레르기성 비염 및 천식, 호산구 증가증, 혈관 외 육아종 형성, 괴사성 혈관염 등을 특징으로 하는 드문 질환이다[1,2]. Churg-Strauss 증후군 환자들은 스테로이드 단독 또는 시클로포스파마이드 병합요법으로 적지 않은 수가 임상적 관해에 도달한다. 그러나 그 중 1/4은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 Churg-Strauss 증후군 환자들은 스테로이드 및 시클로포스파이드 치료로 인한 면역저하로 폐포자충 폐렴 및 거대세포바이스 감염 등의 기회 감염에 대한 노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저자들은 장기간 관해 상태를 유지하던 중 재발한 Churg-Strauss 환자에서 전신 스테로이드 및 시클로포스파마이드 투여 후 발생한 세균성 폐농양 1예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환 자: 이〇〇, 남자, 46세
주 소: 2주간 지속된 호흡곤란, 객담, 흉통
현병력: 환자는 9년 전 호흡곤란으로 내원하여 천식 병력, 말초혈액 호산구 증가증(16,786/mm3), 양측 폐의 미만성 경화 소견, 폐 조직의 혈관염을 동반한 호산구 침착 등을 근거로 Chrurg-Strauss 증후군을 진단받았다. 항호중구 세포질항체(anti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y, ANCA)는 음성이었다. 1년간 경구용 스테로이드 및 시클로포스파미드 치료(1,200 mg/회, 총 9회 강압요법)를 받았고 이후 임상적 관해 상태로 저용량의 스테로이드(prednisolone 5 mg/day)를 경구 복용하고 있었다. 천식은 seretide diskus 하루 2회 흡입하면서 잘 조절되고 있었고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를 사용한 적은 없었다.
환자는 2개월 전 혈변을 동반한 호흡곤란으로 내원하였고 말초혈액검사에서 호산구 7,632/mm3, 양측 폐의 흉막하경화 및 다초점성 중심소엽성 결절 소견(Fig. 1), 대장내시경 조직검사상 혈관염 등이 확인되어 Churg-Strauss 증후군 재발로 진단되었다. 환자는 2일간 메틸프레드니솔론 강압요법(1 g/day)를 시행받았고 이후 1회의 시클로포스파미드 강압요법(0.75 g/m2, 총 1,320 mg) 및 경구용 스테로이드(prednisolone 40 mg/day)를 투여받고 퇴원하였다. 퇴원 2주 후 기침, 가래, 우측 흉벽 통증 등이 동반되어 내원하였으며 발열, 오한, 호흡곤란 등은 없었다.
과거력: 특이 소견이 없었다.
가족력과 사회력: 비흡연자로 특이사항 없었다.
진찰 소견: 내원 당시 활력 징후는 혈압이 120/86 mmHg, 맥박 수 분당 82회, 호흡 수 분당 20회, 체온은 36.8℃였다. 급성병색을 보이지는 않았으며 피부 결절과 자반 등의 피부 이상소견은 없었다. 흉부청진상 폐음과 심음 모두 정상이었다.
검사실 소견: 말초혈액검사상 백혈구 21,270/mm3 (호중구 88%, 호산구 0%), 혈색소 13.6 g/dL, 혈소판 337,000/mm3, ESR 57 mm/hr, CRP 7.17 mg/dL였다.
영상의학 소견: 단순흉부방사선사진상 우상엽에 공기 액체층을 포함하는 종괴, 좌하엽에 집락된 결절이 관찰되었고 전산화단층촬영에서도 같은 소견이 확인되었다(Fig. 2).
치료 및 경과: 폐 병변에 대해 경피적 바늘 흡인 검사로 얻은 검체에서 폐렴막대균이 확인되었다. 항생제 치료 3주 후 전산화단층촬영상 우상엽의 공동성 경화는 흔적만 남은 정도로 호전되었으며 좌하엽의 경화 병변은 거의 사라졌다(Fig. 3).
고 찰
Churg-Strauss 증후군은 천식, 호산구성 염증, 혈관 외 육아종 형성, 괴사성 혈관염 등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원래 "알레르기성 육아종증 및 혈관염"으로 불렸으며 Wegener 육아종증, 현미경적 다발혈관염과 함께 소혈관을 침범하는 혈관염으로 분류되며 ANCA 연관 혈관염의 하나이다[1]. 1990년 미국류마티스협회에서 제시한 기준에 의하면 천식, 말초혈액의 백혈구 중 10% 이상의 호산구 증가, 단발 또는 다발 신경병증, 방사선학적 검사에서 발견된 이동성 또는 일시적인 폐침윤, 부비동 이상, 조직 생검상 호산구성 혈관염 소견 중 네 가지 이상을 보이는 경우 Churg-Strauss 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3].
본 환자는 9년 전 상기 기준의 네 가지를 만족하는 임상 양상으로 Churg-Strauss 증후군으로 진단되었고 1년간 경구 스테로이드 및 시클로포스파마이드 강압 요법 치료 시행 후 관해 상태에 도달하였다. 이후 8년간 저용량(Prednisolone 5 mg/day)의 경구용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며 별 문제없이 지내오던 중 Churg-Strauss 증후군이 재발하였다.
Churg-Strauss 증후군의 재발은 드문 것은 아니다. Guillevin 등[2]은 96명의 Churg-Strauss 증후군 환자를 3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91.5%에서 임상적 관해에 도달했으며 이 중 25.6%에서 재발하였음을 보고한 바 있고 국내에서도 17명의 Churg-Strauss 증후군 환자를 9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94.1%에서 임상적 관해에 도달, 이 중 29.4% 환자가 재발하였음을 보고한 바 있다[4]. 그러나 이러한 재발은 대부분 관해 도달 후 2년 이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본 증례처럼 임상적 관해 후 오랜 시간이 경과한 후에 재발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Guillevin 등[2]은 관해 상태에 있다가 재발한 Churg-Strauss 증후군 환자의 59%가 치료 2년 이내에 재발하였음을 보고하였고, Solans 등[5]의 연구에서도 재발 환자의 50%가 치료 2년 이내에 재발하였다.
본 환자의 경우는 관해 상태로 8년간 잘 지내오던 중 혈변을 동반한 호흡곤란, 말초혈액 호산구의 급격한 증가 등이 발생하였고 대장 조직 검사를 통해 재발이 확인되었다. 본 증례는 Churg-Strauss 증후군 환자가 관해 상태를 장기간 유지 중이라 하더라도 초진 당시와는 다른 임상 양상으로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폐농양은 알코올 남용, 불량한 구강 위생, 발작 이상, 식도 운동성질환 및 연수 기능부전 등에 의한 흡인으로 인해 주로 발생한다[6,7]. 종양을 포함한 기저 폐질환 및 HIV 감염 등 면역 저하 상태에 의해 2차적으로도 발생한다[8].
본 증례의 환자는 상기 위험 인자들이 전혀 없었음에도 폐농양이 발생하였다. 일반적으로 Churg-Strauss 증후군 자체는 기회 감염의 위험인자로 간주되지 않는다. Churg-Strauss 증후군에서 흔히 동반되는 병변은 폐농양의 위험인자가 아니며 본 증례에서 발생한 폐농양의 경우에도 재발 당시에 발견된 폐 병변과 무관한 위치에 발생하였다. 따라서 본 증례의 폐농양은 일시적인 면역 체계의 기능 저하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Churg-Strauss 증후군 치료에 의해 발생한 기회 감염 및 세균성 감염에 대한 보고는 지금까지 많지 않았다. Churg-Strauss 증후군 치료를 위해 고용량(prednisone 20 mg/day 이상)의 스테로이드를 1개월 이상 사용하는 경우 폐포자충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예방적 항생제(Trimethoprim-sulfamethoxazole) 사용만 추천되고 있다[9]. Guillevin 등[2]은 96명의 Churg-Strauss 증후군 환자를 추적관찰한 결과 스테로이드와 시클로포스파마이드에 의한 명확한 기회 감염의 발생은 확인되지 않았음을 보고하였고 국내에서도 Churg-Strauss 환자에서 스테로이드 치료에 따른 기회 감염 및 일반 세균에 대한 감염에 대한 증례보고는 없었다. 또한 장기간 저용량의 스테로이드 사용이 감염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여러 연구에서 밝혀져 있다[10]. 본 증례의 경우 재발한 Churg-Strauss 증후군에 대해 시클로포스파마이드 강압요법을 1회 시행하고 경구용 스테로이드(predenisolone 40 mg/day)를 2주간 복용 하던 중 세균감염에 의한 폐농양이 발생하였다. 단기간의 스테로이드 및 시클로포스파마이드 치료에도 폐농양이 발생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드문 증례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