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및 기전
거주지역이나 연령에 따라 원인에 차이가 있다. 식품은 소아에서 가장 흔한 원인이고, 성인과 노인에서는 곤충 자상과 약물이 흔한 원인이다. 식품 중에서는 우유, 달걀, 땅콩, 견과류, 메밀, 갑각류, 생선이 흔하고, 약물은 항생제, 조영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 NSAID), 항암제 등이 높은 빈도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에서는 약물(46.5%), 식품(24.2%), 벌독(16.4%), 운동(5.9%), 원인불명(7.0%) 순이었다[
4]. 주로 IgE 매개 면역반응(식품, 벌독, 항생제 등)에 의하여 발생하지만, 비 IgE 매개 면역반응(NSAID 등), 비만세포를 직접 자극하여 발생하는 비면역학적 기전,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천식, 만성 호흡기 질환, 심혈관계 질환, 베타 차단제,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angiotensin-converting enzyme inhibitor), 운동, 식품, NSAID, 술, 급성 감염질환, 스트레스 등은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생겼을 때 좀 더 심한 반응을 유발시킬 수 있고 치료에도 장애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
진단
원인물질에 노출된 후 수분 내지 수시간 이내에(대부분 2시간) 다양한 기관의 증상 및 징후가 나타날 수 있는데, 대부분 2가지 이상의 기관이 관여한다. 피부 증상(전신 두드러기, 가려움, 구강 부종 등; 80-90%)은 가장 흔하게 나타나고,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호흡기(코막힘, 콧물, 호흡곤란, 천명, 기침 등; 70%), 위장관(복통, 오심, 구토, 설사 등; 30-45%), 심혈관(흉통, 혈압저하, 요실금, 쇼크, 심장마비 등; 10-45%), 신경계(어지러움, 의식저하, 실신 등; 10-15%) 증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임상양상이 원인물질에 노출된 후 일정 시간 이내에 나타나는 것을 것을 확인하고 인지하는 임상적인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Table 1). 증상이 나타나기 수시간 전부터 노출되었던 모든 것을 확인하고, 복용한 약물, 음주, 급성 감염질환, 스트레스 등을 포함하여 자세한 병력을 확인하여야 한다.
임상검사는 아나필락시스 진단에 제한적인 도움을 준다. 혈청 tryptase, histamine을 측정할 수 있는데 증상 발생 후 즉시(tryptase: 15분-3시간, histamine: 15분-1시간 이내) 채혈을 하여야 한다. Tryptase 수치가 증가하면 아나필락시스 진단에 도움이 되지만, 소아에서 발생한 경우, 혈압이 정상일 때, 식품에 의한 아나필락시스에서는 정상일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수치가 증가하고, 증상이 호전된 이후에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는 연속적인 측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정상 범위를 보이는 tryptase, histamine의 경우 아나필락시스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임상적 진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청 특이 IgE 측정, 피부검사, 유발검사를 통해 일부 원인 물질에 대한 확인을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피부검사는 반응이 있고 나서 3-4주 이후에 시행하는 것이 좋으며, 병력 상 강력하게 의심이 되나 검사 결과가 음성인 경우 수주 후 검사를 다시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감별진단
아나필락시스는 천식, 불안장애, 공황장애, 혈관미주신경성 실신, 급성 관동맥 증후군(acute coronary syndrome) 등과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급성 천식 악화의 경우, 호흡곤란, 천명 등의 증상을 보이지만, 가려움, 두드러기, 복통, 혈압 저하 등은 보이지 않는다. 불안 및 공황장애는 의식을 잃을 것 같은 느낌, 호흡곤란, 빈맥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피부 증상과 혈압 저하는 나타나지 않는다.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은 창백, 오심, 어지러움, 식은 땀 등의 전구 증상 후 실신을 하며, 피부 증상이 없고 서맥을 보인다. 환자의 나이와 성별을 고려하여 다양한 질환의 가능성에 대해 고려하여야 한다.
치료
아나필락시스는 응급상황으로 즉각적이고 체계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모든 가능한 유발인자, 원인 등을 환자에게서 제거하고, 환자의 상태(혈액순환, 기도, 호흡, 의식상태, 피부 등)를 확인한다.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는 동시에 에피네프린 1:1,000 (1 mg/mL)을 0.01 mg/kg으로 허벅지 중간 바깥쪽에 근육 주사한다. 성인은 0.3-0.5 mL (mg), 소아는 0.01 mg/kg 또는 0.1-0.3 mL를 주사하고, 1회 최대용량은 성인 0.5 mg, 소아 0.3 mg이다. 환자를 눕혀 다리를 올리고, 필요하다면 산소와 정맥으로 수액을 공급하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
에피네프린 투여가 늦어질 경우 심각한 반응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아나필락시스가 진단되거나 강력히 의심될 때는 에피네프린을 즉시 투여하여야 한다. 에피네프린은 기도 폐쇄와 부종을 완화하고, 혈압 저하, 쇼크를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약물로 아나필락시스 치료에서 우선적으로 투여해야 하는 1차 약물이다. 약물에 반응이 없는 경우 5-15분 간격으로 반복해서 투여하며, 대부분의 환자는 1-2회 투여에 반응을 한다. 권고용량으로 투여할 경우 창백, 떨림, 두근거림, 어지러움, 두통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나 특별한 처치 없이 대부분 호전이 되며, 투여에 절대적인 금기사항은 없다. 심정지가 이미 진행되었다면 1:10,000 (0.1 mg/mL) 또는 1:100,000 (0.01 mg/mL)으로 희석하여 정맥 투여해야 하며, 심각한 고혈압, 부정맥, 폐부종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1차 약제(에피네프린)를 포함한 초기처치 시행 후 필요하다면 2차 약제로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베타2 항진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Table 2) [
1-
3,
5]. H1 항히스타민제는 가려움, 두드러기 등의 피부 증상 조절에 도움이 되고, 베타2 항진제는 호흡곤란, 천명,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에 효과가 있다. 스테로이드는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완화시키고, 후기 증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2차 약제들은 반응시간이 즉각적이지 않고, 혈압 저하, 쇼크 등에는 효과가 없으므로 에피네프린을 대체하여 투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환자 모니터링은 아나필락시스 반응 정도에 따라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심한 호흡기 혹은 심혈관 증상이 있는 환자는 적어도 6-8시간 이상을 모니터링 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치료에 반응이 없는 심각한 아나필락시스는 수일간 지속적인 치료와 관찰이 필요하기도 하다. 증상이 호전된 후 원인물질에 재노출이 없더라도 4-12시간 뒤 다시 증상이 나타나는 이상성 반응(biphasic reaction)도 20%까지 보고되고 있다.
아나필락시스가 재발하였을 때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자가 에피네프린 주사(epinephrine auto-injector)를 처방한다. 국내에는 Jext
® (1회용)가 있으며, 처방전 발행 후 한국희귀의약품센터(
http://www.kodc.or.kr, 전화: 02-508-7316)에 처방전과 신청서를 제출하고 구입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 응급 처치를 위해 투여하고 아나필락틱 쇼크의 과거 병력이 있는 사람이거나, 재처방 시에는 유효기간 경과 등으로 폐기사유가 확인되거나 이전에 처방 받은 동 약제의 사용이 확인된 경우 보험인정이 된다. 소아용 Jext (0.15 mg)는 7.5-25 kg 소아에 사용하고, 25-30 kg 이상의 소아 및 성인은 성인용 Jext (0.3 mg)를 사용한다. 사용방법을 교육하여 필요할 때 즉시 주사할 수 있도록 하고, 유효기간이 지나면 재구입해야 한다. 투여 용량이 부족하여 효과가 떨어지거나, 후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사용 후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경과관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