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로 보는 내과 질환: 진단적 접근
Cutaneous Clues to Systemic Diseases: A Diagnostic Perspe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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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e skin serves not only as a protective barrier but also as a visible marker of various internal diseases, often providing early diagnostic clues before systemic symptoms manifest. Many internal diseases have distinct dermatological manifestations, and in some cases, skin changes serve as early indicators of underlying conditions. Recognizing dermatologic signs can facilitate timely diagnosis and management in internal medicine. Therefore, careful observation and interpretation of skin findings are essential for early diagnosis and effective management of systemic diseases. This article highlights key cutaneous manifestations of systemic diseases and their clinical significance.
서 론
피부는 단순히 신체의 외부를 덮는 보호 장벽 이상의 역할을 하며 다양한 전신 질환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많은 내과 질환은 특정한 피부 증상을 동반하며 경우에 따라 피부 변화가 질환의 초기 신호로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피부 소견을 면밀히 관찰하고 해석하는 것은 내과적 질환의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 전략 수립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환자의 예후를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내과적 질환과 연관된 주요 피부 증상들을 정리하고 이러한 피부 소견이 임상 진료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논의하고자 한다. 본 논문이 피부를 통한 내과적 질환의 이해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본 론
심혈관 및 폐질환 관련 피부 증상
심혈관 질환
심혈관계 시스템의 장애로 심박출량이 감소하면 피부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청색증(cyanosis)은 혈액 내 탈산소 헤모글로빈(desaturated hemoglobin)의 절대량 증가로 인하여 피부가 자주색 또는 푸른색으로 변색되는 현상으로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중추성(central) 청색증은 폐 질환으로 인해 동맥 산소 포화도가 감소할 때 발생하며 혀, 구강점막, 결막과 같은 따뜻한 부위에서 흔히 관찰된다. 말초성(peripheral) 청색증은 동맥 산소 포화도가 정상 범위 내에 있으나 심박출량 감소나 말초 혈관 수축으로 인해 혈류가 감소할 때 발생한다. 주로 손끝, 코끝, 입술, 귓불과 같은 차가운 부위에서 나타난다. 급성 쇼크 상태에서는 손발이 차갑고 끈적이며 말초 청색증, 그물양 반점(livedo) 및 얼룩짐(mottling)이 동반될 수 있다. 심한 경우 손발가락의 괴저로 진행될 수도 있다(Fig. 1). 만성 심부전이나 말초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 만성 부종, 정맥 울혈, 모세혈관 확장증, 하지 궤양 등이 발생할 수 있다[1,2].
폐 질환
폐 질환 관련 대표적인 피부 증상으로 청색증과 곤봉지(nail clubbing)가 있다. 곤봉지는 손가락 끝이 비대해지고 손톱 판의 세로 및 가로 곡률이 증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Lovibond 각도(손톱과 손가락 말단이 이루는 각도)가 정상(160° 이하)보다 커져 180° 이상이 되는 경우 곤봉지로 정의된다. 이 증상은 주로 폐암, 간질성 폐섬유증, 폐결핵, 폐동맥 고혈압과 같은 질환과 관련이 있다[3].
간담췌계 관련 피부 증상
간담췌계 질환(hepatobiliary diseases)은 전신적인 대사 변화와 면역 반응을 유발하여 다양한 피부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4].
황달(jaundice)
황달은 혈중 빌리루빈 농도가 상승하여 피부, 점막, 공막이 노란색으로 변색되는 현상으로 간세포 손상, 담즙 정체, 용혈 등의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간담췌계 질환에서 공막의 변색은 황달의 가장 초기 징후 중 하나이다. 진행된 간 질환에서는 전신적인 피부 황변이 나타나며 이는 고빌리루빈혈증을 반영한다.
담즙 정체와 관련된 소양증(cholestatic pruritus)
담즙 정체는 담즙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담즙이 체내에 축적되어 피부 신경을 자극하여 심한 가려움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특히 손발, 팔다리에서 심한 소양증을 호소하며 목, 얼굴, 생식기 부위에는 드물게 나타난다. 관련 질환으로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rimary biliary cholangitis), 경화성 담관염(sclerosing cholangitis), 담관 폐쇄(biliary obstruction) 등이 포함된다.
색소 변화
만성 간경변이나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 환자에서 과색소 침착이 흔히 나타나며 전신 색소가 증가할 수 있다. 혈색소증(hemochromatosis)에서는 전신적인 청회색 색소 침착이 특징적이다.
혈관 병변
간 질환에서는 혈관 병변이 자주 나타나며 이는 문맥 고혈압(portal hypertension) 및 간 기능 부전과 연관된다. 거미 혈관종(spider angioma)은 중심부에서 방사형으로 확장된 작은 혈관 병변으로 주로 얼굴, 목, 가슴, 팔에 발생한다. 간경변 환자에서 흔히 나타나며 에스트로겐 증가와 관련이 있다. 수장 홍반(palmar erythema)은 손바닥, 특히 손바닥 근위부에 홍반이 나타나는 현상으로 간경변 환자의 특징적인 증상이다.
자가 면역 결합조직 질환(autoimmune connective tissue disease)에서의 피부 변화
자가 면역 결합조직 질환은 면역 체계의 이상 반응으로 인하여 다양한 장기에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군으로 특히 심혈관계와 폐를 포함하여 피부에도 특징적인 병변을 초래할 수 있다[2,5].
전신 홍반 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전신 홍반 루푸스는 자가 면역 질환으로 심낭과 심근을 포함한 심장 조직을 침범할 수 있다. 피부 증상으로는 나비 모양 홍반(malar rash), 광과민성(photosensitivity), 원형 또는 불규칙한 경계의 원판형 홍반성 병변(discoid lupus)이 포함된다. 또한 신생아 루푸스(neonatal lupus)는 태반을 통해 모체로부터 전달된 자가항체, 특히 anti-Ro/SSA항체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신생아에서 발진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선천성 심장 차단(congenital heart block)이 나타날 수 있다.
전신 경화증(systemic sclerosis)
전신 경화증은 결합조직의 과도한 섬유화를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 심폐계를 포함한 다기관 침범이 흔하다. 피부 병변으로는 레이노 현상(Raynaud phenomenon), 피부 경화(sclerosis), 색소 침착 장애(dyspigmentation), 입이 작아지는 미소구증(microstomia)이 포함된다. 피부 경화는 주로 손과 팔의 원위부에서 시작되어 점차 전신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피부가 단단하게 수축되어 기능적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피부근염(dermatomyositis)
피부근염은 근육과 피부를 동시에 침범하는 염증성 근육 질환으로 약 10%의 환자에서 간질성 폐 질환(interstitial lung disease)이 동반된다. 피부 병변으로는 특징적인 홍반성 병변이 관찰되며 대표적인 소견으로는 고트론 구진(Gottron’s papules), 헬리오트로프 발진(heliotrope rash), 숄 징후(shawl sign) 등이 있다(Fig. 2). 또한 기계공 손(mechanic’s hands)이라 불리는 거칠고 균열된 손바닥 변화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Jo-1항체와 높은 연관성을 가진다.

(A) Heliotrope sign. Violaceous to pink erythema and edema on the upper eyelid, characteristic of dermatomyositis. (B) Shawl sign. Diffuse erythematous patches and thin scaling in a shawl-like distribution over the posterior shoulders and upper back. (C) Gottron papules: Pink to violaceous papules with periungual erythema and capillary loop dilation over the proximal interphalangeal joints.
내분비 질환 관련 피부 증상
내분비 질환은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하여 전신적인 영향을 미치며 피부에도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당뇨병 관련 피부 변화
당뇨병은 대사 이상으로 인해 다양한 피부 증상을 유발한다. 혈당 조절의 실패는 혈관, 신경 및 면역 체계에 영향을 미치며 이로 인해 당뇨병성 피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6]. 유발되는 피부 증상은 다음과 같다.
흑색극세포증(acanthosis nigricans)은 목, 겨드랑이, 서혜부 등에 벨벳 같은 질감의 과색소 침착 병변이 나타나며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이 깊다. 당뇨병성 피부 병증(diabetic dermopathy)은 하지 전면에 작고 원형의 색소 침착 반점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으며 당뇨병 환자의 약 30%에서 발생한다. 괴사성 지방층염(necrobiosis lipoidica)은 피부가 얇아지고 황갈색을 띠며 궤양이 발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당뇨병성 궤양(diabetic ulcers)은 혈관 및 신경 병증으로 인해 발에 발생하는 궤양으로 감염 위험이 높다.
갑상선 질환과 피부
갑상선호르몬은 피부의 대사 및 재생 과정에 영향을 미치므로 갑상선 기능 이상 시 다양한 피부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6].
갑상선기능항진증(hyperthyroidism)
따뜻하고 촉촉한 피부, 가려움증, 홍조, 땀이 많이 나는 등의 피부 변화가 일어날 수 있고 가는 머리카락, 탈모 등의 모발 변화가 일어날 수 있으며 손바닥 홍반, 조갑 이상(plummer’s nails) 등 손발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그레이브스병(Graves’ disease)과 관련한 피부 병변으로 갑상선 피부 병증(thyroid dermopathy, pretibial myxedema)이 나타날 수 있는데 경결된 부종성 병변이 주로 정강이에 나타난다.
갑상선기능저하증(hypothyroidism)
건조하고 차가운 피부, 황색증, 점액 부종(myxedema), 탄력 감소 등의 피부 변화가 일어날 수 있고 거칠고 가늘어진 머리카락, 눈썹 외측 1/3 탈모 등의 모발 변화가 일어날 수 있으며 손톱 성장 지연, 취약한 손발톱 등 손발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종양성 질환과 관련된 피부 징후(paraneoplatic dermatoses)
종양과 관련된 다양한 피부 질환들은 악성 신생물의 초기 신호 또는 질병의 진행을 반영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피부 증상이 발생하는 기전은 종양에서 분비되는 생리 활성 물질(호르몬, 사이토카인, 성장 인자 등)과 면역 반응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종종 종양이 진단되기 이전에 선행하여 나타나거나 종양의 진행 및 재발을 시사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2,9].
비정상 각화(hyperkeratotic dermatoses)
흑색극세포증(acanthosis nigricans)
흑색극세포증은 대개 인슐린 저항성 관련 양성 질환에서 흔히 나타나지만 일부 악성 종양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특히 위암, 폐암, 췌장암 등의 악성 신생물과 동반될 수 있으며 종양에서 분비하는 전환 성장 인자(transforming growth factor-α)가 표피세포 증식을 촉진하는 것이 주요 병리 기전으로 여겨진다. 특징적인 소견은 피부가 과각화와 색소 침착을 보이며 벨벳과 같은 질감으로 두꺼워지는 것이다(Fig. 3). 병변은 대개 겨드랑이, 목, 서혜부 등 접힘부에 대칭적으로 나타난다. 악성 흑색극세포증의 경우 갑작스럽고 광범위하게 발생하며 점막이나 비정형 부위까지 침범하는 경향을 보인다. 단독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트라이프 손바닥(tripe palms)이나 레제르-트렐라증후군(Leser-Trélat sign)과 동반되기도 한다.
트라이프 손바닥(tripe palms)
트라이프 손바닥은 희귀한 종양 관련 피부 증후군으로 위암, 폐암과 강한 연관성을 가진다. 흑색극세포증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종양에서 분비하는 성장 인자에 의해 표피세포 증식이 과도하게 유도되는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손바닥 피부가 두꺼워지고 거칠어지며 과도한 피부 주름이 형성되는데 이는 손가락 측면과 발바닥까지 진행될 수 있으며 색소 침착이 동반될 수 있다. 치료는 근본적으로 원인 종양을 해결하는 것으로 약 30%에서 종양 치료 후 피부 병변이 호전되나 종양의 진행과 함께 지속될 수도 있다.
레제르-트렐라증후군(Leser-Trélat sign)
레제르-트렐라증후군은 다발성 지루각화증(seborrheic keratosis)이 갑자기 증가하는 현상으로 위암, 폐암, 혈액암(림프종, 백혈병)과 관련이 깊다. 몸통과 사지에 수십 개 이상의 지루각화증 병변이 갑자기 발생하며 심한 경우 가려움증이 동반될 수 있다. 종양 치료 후 피부 병변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반응성 홍반(reactive erythema)
홍반 비늘증(erythema gyratum repens)
나뭇결 형태의 독특한 이동성 홍반이 특징적이며 폐암과 높은 연관성을 보인다. 주로 몸통과 사지에 나타나며 중심부가 호전되면서 주변부로 확산되는 원형 또는 타겟형 홍반이 나타나고 지속적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인다. 병리 기전은 명확하지 않으나 종양에서 분비되는 면역 매개 인자가 표피와 진피의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종양이 치료되면 피부 병변도 호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괴사 이동 홍반(necrolytic migratory erythema)
췌장 알파세포종(glucagonoma)과 연관되어 나타나는 특징적인 홍반으로 홍반성 판 형태로 시작하여 점차적으로 중심부 괴사가 진행되며 표피 박리와 함께 주변부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인다. 서혜부, 둔부, 하지, 상지에 호발하며 종종 점막까지 침범할 수 있다. 증가한 글루카곤(glucagon)이 피부 대사에 영향을 미쳐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치료는 기본적으로 원인 종양의 치료가 가장 중요하며 이와 함께 영양 공급 및 국소 치료가 병행된다.
호중구성 피부 질환(neutrophilic dermatoses)
스위트증후군(Sweet syndrome)
급성 호중구성 피부병(acute febrile neutrophilic dermatosis) 라고 불리며 급성 골수성 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AML)과 강한 연관성을 가지는 질환으로 갑작스러운 발열과 압통이 있는 홍반성 구진 또는 판 형태의 병변이 특징이다. 대개 얼굴, 목, 상지, 몸통에 발생하며 조직학적으로 호중구의 표피 및 진피 침윤이 확인된다(Fig. 4). 종양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특히 granulocyte colony-stimulating factor)이 호중구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치료는 스테로이드 치료가 효과적이며 원인 종양의 해결이 중요하다.
농피증(pyoderma gangrenosum)
비정형적인 심한 궤양을 보이는 질환으로 혈액암(AML, 다발성 골수종, 골수형성이상증후군 등)과 관련될 수 있다. 초기에 홍반성 구진이나 소결절로 시작되며 이후 빠르게 진행하여 중심부 괴사가 나타나는 궤양으로 발전한다. 하지에 주로 발생하지만 신체 어느 부위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Fig. 5). 치료는 고용량 스테로이드 및 면역 억제제(사이클로스포린, tumor necrosis factor-α 억제제 등)가 주로 사용되며 원인 질환의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10].
결 론
전신 질환과 연관된 피부 증상은 여러 내과적 질환의 진단 과정에서 유용한 단서를 제공할 뿐 아니라 질환의 예후를 예측하거나 치료 반응을 모니터링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내과적 질환을 진료하는 임상의는 다양한 피부 소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보다 정밀하고 포괄적인 환자 평가와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Notes
CONFLICTS OF INTEREST
None.
FUNDING
This work was supported by a grant of the Korea Health Technology R&D Project through the Korea Health Industry Development Institute (KHIDI), funded by the Ministry of Health & Welfare, Korea (grant number RS-2023-00302190) and Soonchunhyang University Research Fund.
AUTHOR CONTRIBUTIONS
Jung Eun Kim designed, wrote and reviewed the manuscript.
ACKNOWLEDGEMENTS
We would like to thank the staff at Soonchunhyang University Cheonan Hospital.